팡씨1 2016. 12. 9. 14:49

 

 

20세기 들어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국가들이 있었다.

국가 간의 교역에 있어 관세 장벽을 허물어 자유 경쟁 시대를 알리자는 강대국들의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그들 국가는 과거 보호무역을 실시해오던 국가들이다.

세상의 일은 이렇듯 시대의 상황과 각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서 정책과 방향을 틀어 버린다.

그때마다 약자의 입장 또는 반대 세력들은 밀수를 통해 대응해 나아가고 경쟁한다.

밀수란 용어 자체를 부정적 시각으로만 봐야 할까?

이 도서 서론에는 과거 문익점의 목화씨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그 일은 과연 밀수인가?

중국 입장에선 밀반출이 되고 자국 내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밀수라고 하겠지만 다수의 행복과 발전을 위한 다는 입장에서는 적절한 행동이라 말할 수 있다. 본 도서 초반에 기술되는 15,16세기 서구 열강의 아시아 진출을 두고 저자는 밀수와 밀거래를 통한 세력 간의 다툼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개인적 입장에서는 밀수라는 표현은 사실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그 당시 세계 무역 시장이 착취와 경쟁 속에 벌어진 무분별한 교역일 뿐 밀수라고 까지 표현하기에는 너무 과장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포르투갈이 선점하기 시작한 대양 무역의 독점권이 점차 이권의 분할로 이어져 스페인, 네덜란드, 잉글랜드 등 열강 국가의 사활을 건 무역 패권으로 확대되었을 뿐이다. 독점은 필수적으로 밀수를 낳고 결국 경쟁의 차원으로 이야기될 뿐이다. 저자가 기술하고 있는 밀수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자료 수집 노력에는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솔직히 저술 내용에서는 잡다한 사건들을 나열함으로써 밀수에 대한 스토리 이해와 공감이 산만해졌다. 사건의 전후 맥락을 이야기하지 않고 단편적인 밀수 사건을 툭툭 던져 놓는 이야기 나열 방식은 독자가 밀수에 대해 관심 있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읽어나가기에는 방해 요소가 되는 듯하다. 물론 저자가 이 많은 내용들을 찾아내고 묶고 연결하고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이야기를 하더라도 독자의 입장에서 깊이 있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었더라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독자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약탈과 밀수를 같은 개념으로 설명하는 듯하여 좀 그렇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둔갑되는 요즘 세계의 기이한 현상이 그대로 반영된 듯한 느낌...

프랑스 군의 강화도 침략으로 외규장각 자료를 잃어버리고 찾지도 못하다가 영구 대여 방식이라는 말장난을 받아들여 되돌아온 의궤..

이집트 북아프리카에서 훔쳐온 오벨리스크를 프랑스 콩코드 광장에 버젓하게 전시하고 있는 프랑스...

막강한 국력은 정당성을 말해주고 부실한 국력은 패배감만 안겨준다. 무능하고 무지한 박근혜가 현시점에도 자국의 국력을 소진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밀수는 인류 사회의 세계화와 문명 확산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사항으로 결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