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사기 하본기 (우임금)
사마천 사기 하본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인문학 TV 고경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오제 본기 중에서 마지막 순임금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마천 하본기를 진행하겠는데요 사마천의 본기를 보시면 처음 오제 본기 다음 하본기 그리고 상본기의 순서로 나갑니다.
오제 본기에는 신화적 요소가 많이 내포되어 있고 상본기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시대 이기에 그 사이에 있는 하본기는 신화에서 역사로 넘어오는 과도기 시점에 해당된다고 봐야 할 것 입니다.
오늘 하본기 속의 주요 등장인물은 순임금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선양을 받게 되는 우임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우임금은 치수사업을 즉, 물을 잘 관리해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하본기에는 17명의 주요 활약한 인이 등장합니다.
이번 시간에도 사마천이 기록한 중국 역사서 사기를 통해 하나라 때 사람들 모습 안에서 지혜를 배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임금의 계보
하우(夏禹)의 이름은 문명(文命)입니다. 그의 조상을 따라가 보면 우는 황제의 현손이며 제전욱(帝顓頊)의 손자입니다. 아버지 곤과 증조 창의만 천자가 아닌 신하가 되었습니다.
2) 아버지 곤이 하던 치수 일을 하게 된 아들 우의 이야기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홍수 같은 물난리가 나자 요임금이 신하 및 사악(四嶽)의 추천을 받아 우임금의 아버지인 곤을 소개했지만 요임금은 곤이 동족 간의 사이를 불화하게 만들어 기용할 수 없다고 했지만 사악이 그래도 곤보다 능력 는 사람이 없으니 한 번 시험해 보라며 강추합니다. 그래서 요임금은 사악의 말을 듣고 곤에게 치수의 일을 맡깁니다. 이후 9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홍수는 끊이지 않았고 결국 곤은 제대로 공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임금은 다른 사람인 순임금을 등용합니다. 그리고 요임금은 순에게 천자의 일을 대행시켜 천하를 순수하도록 합니다. 순이 지방을 시찰하다가 곤의 치수사업에 진척이 없음을 발견하고 곧바로 곤을 우산(羽山)으로 추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곤은 그곳에서 죽습니다. 얼마 뒤 요임금이 죽고 순(舜) 임금이 다시 사악(四嶽)에게 “요임금의 위대한 사업을 이어갈 만한 사람이 있겠냐?”며 묻습니다. 그러자 모든 신하들이 이번에는 곤의 아들인 “백우(伯禹)를 사공(司空)으로 삼으시면 요임금의 사업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추천합니다. 결국 순임금은 자기가 추방했던 곤의 아들인 우를 불러서 치수 사업을 맡아 수행하라고 명합니다. 그러니까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사업을 아들인 우가 해보라고 순임금이 우에게 기회를 준거죠. 몇 번 우가 그 자리를 사양하다가 순임이 강력히 밀어붙이자 우는 결국 치수하는 일을 받아들입니다.
3) 우의 성품
우는 민첩하고 투지가 있었으며 부지런했다. 그의 덕과 자애로운 성격은 누구나 친할 수 있었고 말은 믿을 수 있었다. 말소리는 음률처럼 조화가 있었고 행동은 절도가 있었으며 사리판단에 능하여 일을 잘 처리했다. 근면하고 엄숙하여 타의 모범이 되었다
4) 우의 치세 (요점 별)
우는 익(益)과 후직(後稷)과 함께 순임금의 명을 받고 각 주의 수장에게 백성들을 동원해서 흙을 파서 치수 사업을 행합니다. 우는 산에 올라가 산과 천의 위치를 측정합니다. 아버지 곤(鯤)이 예전에 치수 공사를 맡아 수행하다 실패하고 그 죄로 멀리 유배 가서 죽게 된 일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 우는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13년 동안이나 집을 떠나 일에만 전념하였습니다. 어쩌다 자신의 집 대문 앞을 지나갈 때도 집안으로 발도 들여놓을 겨를이 없었다고 합니다. 입고 먹는 것을 절약하며 허름한 집에 살면서도 아낀 비용으로 치수 사업에 보태고, 땅은 수레를 물은 배를, 진흙 벌에는 썰매 같은 것을 타고 전국을 정신없이 다니며 산에 오를 때는 쇠못이 박힌 신발을 신고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이때도 아이젠 같은 기능성 신발이 있었던 거지요. ㅋ
수평계(水平計)와 먹줄은 왼손에, 잣대와 곱자는 오른손에 들고 다니며 아홉 주(九州)를 서로 통하는 도로를 내고, 댐을 쌓아서 아홉 개의 연못(九澤)을 만들고 아홉 개 산에(九山)에 길을 뚫는 토목 공사를 시행합니다. 그리고는 함께 일하던 익에게는 백성들에게 벼의 종자를 주고 간척한 땅에서 농사짓게 하고, 후직에게는 굶주린 백성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게 합니다. 또 식량이 부족하면 남아도는 지방의 식량을 부족한 지방으로 보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각 지방을 돌며 살피고, 그 지역 특산물을 공물로 정하고 물류와 유통을 좋게 만듭니다.
5) 우의 9주 등급과 분별 및 발전과정 9산, 9수, 9텍 사업 진행
9주 : 기주(冀州) 연주(沇州) 청주(靑州) 서주(徐州) 양주(揚州) 형주(荊州) 예주(豫州) 양주(梁州) 옹주(雍州)
토지에 대한 등급을 상중하 각각 3단계를 두어 9등급으로 분류했고 세금을 책정하는 등급 역시 9등급으로 구분하였다. 각 주마다 그 지역 토질을 살펴 농사 지을 수 있도록 물길을 끌어 연못(저수지)도 조성하고, 각 주마다 주요 특작물을 확인하여 공물을 정했으며 각 주간에 물류 이동을 위해 강의 물줄기를 연결하는 등 물류 이동을 원만하게 하려고 치수도 펼친다.
또 우는 길을 뚫어 구산(九山)을 통하게 했다. 각 주의 중요 산과 산을 연결하는 이동 노선도 만들어 논는다. 지금으로 말하면 사통팔달을 구축하는 것이죠..
우는 또한 아홉 줄기의 강물을 통하게 했다.
. 약수(弱水) 흑수(黑水) 하수(河水) 한수(漢水) 강수(江水) 윤수(沇水) 회수(淮水) 위수(渭水) 낙수(雒水)
이로써 9주는 모두 통해 하나가 되었으며 모든 지역은 두루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게 되었다. 구산은 열려 왕래할 수 있게 되고 구택(九澤)은 제방을 쌓아 범람하지 않게 되어 천하의 제후들은 왕도에 들어와 회맹을 행하고 천자에게 조회를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창고에는 물자를 풍족하게 저장할 수 있었으며 모든 토지는 적절하게 등급을 정하여 조세를 신중하게 부과했으며, 토양의 성분을 분석하여 세 등급으로 표준을 정해 거둬들인 세금은 모두 물길을 따라 운송하게 했다.
우의 공으로 나라가 태평하고 편안해 지자 순임금은 제후들과 백관들에게 성씨를 내려주면서 “공손한 마음으로 덕을 행하고 절대 나의 령을 어기지 마시오.”라는 명을 내린다.
6) 천자의 거처로부터 5개 구역과 구분 기준
전복(甸服), 후복(侯服) 수복(綏服) 요복(要服) 황복(荒服)
순임금은 령을 내려 천자가 기거하는 궁을 중심으로 오백 리 안의 땅을 전복(甸服)이라 하고
백리 안의 사람들은 부세로 볏단을 바치고 2백 리 안의 사람들은 곡식의 이삭을, 3백 리 안은 곡식의 낟알을, 4백 리 안은 정미하지 않은 곡식을, 5백 리 안 사람들에게는 정미한 쌀을 바치도록 했다.
전복 밖의 5백 리의 땅을 후복(侯服)이라고 했는데 백리 안의 땅을 공신들에게 주는 땅이고 2백 리 안의 땅은 천자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땅이고, 그 밖의 땅은 제후국의 영토다.
후복 밖의 5백 리 땅은 수복(綏服)이다. 수복의 3백 리 땅은 문치로써 백성들을 교화하도록 했으며 그 밖의 2백 리 땅의 백성들은 무력으로써 그 땅을 지키도록 했다.
수복 밖의 5백 리 땅은 요복(要服)이라 했는데 그 3 백리 안에는 이족(夷族)을 거주하는 지역이고 그 밖의 2백 리는 추방한 죄인이 사는 곳이다.
요복 밖의 오백 리는 황복(荒服)이라 했는데 3백 리 안의 땅은 오랑캐 땅 (만(蠻))이라고 그 밖의 2백 리는 중죄인의 유배지로 삼았다.
동쪽은 지세가 완만하여 바다와 접했으며 서쪽은 유사(流沙)의 사막으로 덮였고 북쪽과 남쪽은 모두 천자의 덕화를 입어 우의 공적은 사해에 떨치게 되었다. 그래서 순임금이 우에게 현규(玄圭검은 붉은빛의 보석))를 하사하여 그의 공을 천하에 고하게 했다. 이로써 천하는 태평하게 다스려졌다.
7) 인재에 대한 정의 그리고 임금과 신하의 관계 (순, 우, 고요와의 대화)
한 번은 천자인 순과 고요, 우, 백이 네 명이 조회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이때 고요(皋陶)는 직책이 사(士 법무장관)가 되어 백성들을 다스리는 관료였지요. 순임금이 조회(朝會)할 때 건설부 장관급 사공인 우(禹)、종교행사 수장인 질종 백이(伯夷)、법무장관급인 사인 고요(皋陶) 등이 함께 천자 앞에서 회의를 하는데 고요가 자기의 생각을 먼저 말합니다.
“천자가 덕을 믿고 따르면 백성들은 서로 화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자 우가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고 되묻습니다.
이때 고요가 부연하면서 추가로 대답을 합니다.
“천자가 몸을 수양하고 생각을 깊게 하고 구족의 질서를 돈독히 하면 수많은 똑똑한 사람이 천자를 보좌하게 되니까 가능하다”라고… 우가 고요의 말다 듣고 공감하며 “옳으신 말씀입니다.”라고 응답합니다.
고요가 또다시 말합니다.
“천자가 인재를 알아볼 수 있다면 백성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우가 말했다.
“사실 요임금에게는 인재를 찾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소.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볼 수 있으려면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지혜를 지닌 사람이야말로 유능한 인재를 관리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만드는 능력 중 하나는 은혜(惠)인데 은혜로움이 있어야 백성들은 천자를 그리워합니다. 이처럼 지혜와 은혜로움을 지니면 어찌 내란 음모를 걱정하고, 남방 오랑캐를 쫓아내야 하고,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두려워하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이 우의 말에 고요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옳은 말이오 하지만 사람의 행위에는 아홉 가지 덕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덕을 말해보겠습니다.”
일을 하기 시작하면 관대하면서도 위엄이 있고, 온화하면서도 주관이 있으며, 성실하면서도 공손하고, 재능이 있으나 치밀하고 조심하며, 유순하나 의지가 굳고, 정직하나 온화하며, 간소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과단 하나 실익을 꾀하며, 용감하나 의를 추구해야 합니다.
이 아홉 가지 덕을 항상 살펴서 밝히면 모든 일은 순조롭게 행해집니다.
아홉 가지 중 세 가지 덕을 매일 베풀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노력하면 경대부는 그들의 채읍을 능히 보존할 수 있습니다. 여섯 가지 덕을 실행하면 진실로 왕을 보좌하여 제후들은 자신들의 봉국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아홉 가지 덕을 모두 구비하여 천하에 널리 시행하면 재능이 있는 사람이 관직에 있게 되고 관리들은 엄숙하고 근신하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타인을 사악하고 음란하며 기묘한 꾀를 부리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적절하지 않은 사람이 그 관직을 차지하고 있으면 수행하고 있는 큰 일을 그르치게 됩니다. 그런 일을 그르친 죄인을 징벌할 때는 다섯 가지 형벌을 적용하여 다섯 가지 종류의 죄를 범한 죄인을 다스립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시행할 수 있겠습니까?”
우가 대답하며 말했다.
“그대 고요의 아홉 가지 덕을 행한다면 틀림없이 공적을 세울 수 있을 것이오.”
고요가 대답했다.
「저의 지혜와 재주는 충분치 않지만 단지 천하에 도가 행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 말들 듣고 있던 순임금이 이번에는 우에게 말합니다.
“그대 우도 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해 보시오”
우가 공손한 태도로 절을 올리며 말합니다.
“아이고!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단지 매일 열심히 노력하여하고 하던 일을 잘 마쳐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이 말을 듣고 고요가 우에게 되묻습니다.
“열심히 해야 할 일이 도대체 무엇이오?
우가 대답했다.
“홍수가 자주 범람하여 백성들이 모두 홍수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뭍을 다닐 때는 수레를 타고, 강을 다닐 때는 배를 탔으며 진흙밭을 다닐 때는 썰매를 탔습니다. 바닥에 징을 박은 신발을 신고 오른 산에 말뚝을 박아 표시를 했습니다. 익과 함께 백성들에게 벼와 날고기를 음식으로 주었습니다. 아홉 개의 하천을 뚫어 바다로 흐르게 했으며 하천 도랑을 준설하여 냇물이 강으로 흘러 들어가게 했습니다. 직과 함께 굶주린 백성들에게 양식을 주었으며, 식량이 부족하면 식량이 풍족한 곳에서 날라 보충해 주거나 백성들을 그곳으로 이주해서 살게 했습니다. 그러자 마침내 백성들의 삶은 안정되었으며 천하는 잘 다스려졌습니다.” 즉 자기가 9주를 잘 살도록 만들게 한 것을 말한 거죠
고요가 우의 말을 듣고 다시 이런 말을 합니다.
“ 맞습니다. 바로 그것이 임금의 아름다운 덕입니다.”
고요의 말을 듣자 우가 순임금에게 말합니다.
"순임금님! 신하들 앞에서 신중하고 당당하게 정무를 하시며 덕이 있는 사람을 대신으로 삼아 보좌하게 하시면 천하는 임금님의 뜻에 크게 순응하고 밝은 세상이 될 것입니다.”
순임금이 감탄하며 말을 합니다.
"아, 신하들이여! 그대들은 나의 양팔이며 나의 눈과 귀로다! 나는 백성들을 돕고자 하니 그대들은 나를 돕도록 하시오. 나는 여러 의견들을 듣고 취사선택하려고 하오. 그대들은 여러 지방의 의견을 잘 듣고 나를 도와주시오. 나에게 오류가 있으면 그대들이 바로 잡아 주시오. 그대들은 면전에서는 아첨하고 돌아서서는 비방하지 마시오. 여러 아첨과 참소로 총애를 받는 신하들은 그대들이 덕행과 충성을 행하면 자연히 도태될 것이오.”
우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임금께서 선한 자와 악한 자를 잘 구분하지 못하시고 동시에 임용하시면 아무런 공적을 세우지 못할 것입니다.”
순임금이 말했다.
“단주(丹朱)처럼 교만하면 안 되오. 그는 놀기만을 좋아하여 물이 없는 곳에서 배를 띄우고 친구들과 떼를 지어 집에서 음행을 저질러 그 후손이 끊어지게 되었소. 나는 단주의 행동을 용납할 수 없었소.”
우가 대답했다.
“저는 도산씨(塗山氏)의 딸에게 장가든 지 4일 만에 집을 떠나 임지에 갔습니다. 아들 계(啓)가 태어났으나 돌보지 않았으므로 마침내 치수사업으로 공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왕성을 중심으로 500리씩 다섯 구역(오복(五服))을 획정하여 사방 5천 리의 땅을 다스릴 수 있게 하고 전국을 12 주로 나누어 장관을 모두 임명했습니다. 오복의 밖 사해에는 다섯 제후(오장(吾長))을 두어 통치하도록 하니 제후들을 각기 도를 행해 공적을 이루었습니다. 단지 삼묘(三苗) 족만 완강히 버티며 따르지 않아 공적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임금께서는 유념하십시오.”
순임금이 대답했다.
“내가 백성들에게 덕을 베풀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그대 우의 공로 임을 안다.”
이때 고요가 우의 덕행을 공경하도록 모든 백성들에게 명을 내리고 명을 따르지 않은 자들은 형벌을 가했다. 이로써 순의 덕행은 크게 빛나게 되었다.
이때 순임금과 고관대작들은 한마음으로 임금과 신하 간 서로를 위하며 흐뭇한 광경을 연출합니다. 먼저 고요가 이렇게 말합니다.
“천자께서 밝으시면 신하들은 어질고 모든 일이 평안해지리라!”
“천자께서 하찮은 일에 소심하면 신하들은 나태해지고 만사는 그르치게 되리라!”
순임금이 절을 하며 말했다.
“옳은 말이오. 이후로 우리 모두는 열심히 노력합시다!”
8) 우임금 등극 (후계자 인선 실패와 세속 왕위의 정당성)
이처럼 천하는 모두 우가 명백히 밝힌 법도와 음악을 따르게 되어 결국 우는 천하의 산천을 다스리는 주인이 됩니다.
순임금이 우를 천자로 자기의 뒤를 잇게 하고 17년 후에 죽었다. 3년 상이 끝나자 우는 천자의 자리를 순임금의 아들 상균(商均)에게 양보하고 양성(陽城)으로 들어가 몸을 피했다. 그러나 천하의 제후들은 모두 상균의 곁을 떠나 우에게 와서 조회를 올렸다. 우가 결국 천자의 자리에 올라 남면 하여 천하의 조회를 받았다. 그리고 나라 이름을 하후(夏后)라고 짓고 성은 사씨(姒氏)라고 했다.
후에 우임금이 고요(皋陶)를 천거하여 정권을 그에게 물려주려고 했으나 고요가 먼저 죽고 말았다. 그래서 우임금은 다시 익(益)을 천거하여 그에게 정권을 넘겼다.
우임금이 천자의 자리에 오른 지 10년 되는 해에 동쪽으로 순수(巡狩)를 나갔다 회계(會稽)에서 죽자 천하는 익이 물려받게 되었다. 삼년상을 마친 익은 천자의 자리를 우의 아들 계(啓)에게 양보하고 자신은 기산(箕山)의 남쪽에서 살았다. 우임금의 아들 계는 현명하여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계에게 마음을 돌렸다. 우임금이 죽으면서 정권을 익에게 넘겨주었지만 익이 우임금과 함께 일한 기간이 짧아서 천하는 익의 덕이 미흡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후와 신하들은 모두 익을 떠나 계에게 가서 조회를 올리면서 말했다.
“우리 임금은 우임금의 아들 계이십니다.”
그래서 계가 자연스럽게 천자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가 하후제(夏後帝) 계(啟)입니다. 요임금에서 순임금으로 순임금에서 우임금까지 직계가 아닌 능력자 덕 있고 충분히 훈련된 사람이 천자가 되었는데 천자 감인 고요는 일찍 먼저 죽고 익은 우임금과 충분한 선양을 위한 기간이 부족해 아들인 계가 천자의 자리를 받아들였다는 이야기인데 이제부터 왕조가 시작되는 것이죠. 하나라!
하후제 계는 우임금의 아들이고 그의 모친은 도산씨(塗山氏)의 딸이다. 유호씨가 계의 승계에 불복했으므로 계가 공격하여 감(甘)에서 크게 싸웠다. 싸움에 임하여 여섯 군의 장수들을 불러 훈시했다. 계가 말했다.
“아! 군을 관장하는 장수들이여! 그대들에게 고하노니 유호씨가 순리와 도리를 무시하고 태만하니 하늘이 그들의 명을 끊으려고 한다. 오늘 나는 하늘의 명을 공손히 받들어 그들을 징벌할 뿐이다. 군대가 적을 공격하지 않으면 곧 나의 명을 따르지 않음이다. 말을 모는 자가 말을 잘 몰지 못하면 그것 또한 명을 받들지 않는 것이다. 명을 받든 자는 상을 내리고 명을 받들지 않는 자들은 죽이고 그들의 처자들은 노예로 만들리라!”….. 자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요순우시대 천자의 자리를 물려받은 후계자들과는 계가 많이 다르죠? 무력을 동원하고 따르지 않으면 그 자도 죽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천자의 자리를 두고 선양하느냐 세습하느냐의 차이라고 봐야 할까요?
아무튼 계가 자기를 따르지 않던 유호씨를 멸망시켰고 천하의 제후들이 달려와 조회를 올리게 됩니다.
하후제(夏後帝) 계(啟)가 죽자 아들 제태강(太康立)이 섰다. 이런 식으로 여러 대에 걸쳐 제후의 자리가 물려지다가 공갑(孔甲)이라는 후손이 제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공갑은 귀신 믿기를 좋아하고 음란했다. 공갑으로 인해 하후(夏后) 씨의 덕이 쇠해지자 제후들이 등을 돌렸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용이 내려왔는데 암수 두 마리였다. 공갑은 용을 기를 줄 몰랐을 뿐만 아니라 곁에는 용을 기를 줄 아는 환룡씨(豢龍氏) 마저도 없었다. 쇠락한 도당(陶唐)의 후손에 유루(劉累)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환룡씨에게서 용을 기르는 방법을 배워 공갑을 섬겼다. 공갑은 그에게 어룡씨(御龍氏)라는 성을 하사하고 시위(豕韋)의 땅을 봉지로 수여했다. 이윽고 암룡이 죽자 유루는 그 고기를 공갑에게 바쳐 먹게 했다. 공갑제가 사자를 보내 용을 다시 구해오라고 하자 유루는 두려워하여 다른 곳으로 도망쳐 몸을 피했다.
공갑이 죽고 아들에게 물리다가 증손자인 제리계(帝履癸)가 섰다. 이 사람이 걸(桀) 왕입니다. 제걸(帝桀)의 치세 때 공갑 이래 대부분의 제후들은 하왕조에 등을 돌리고 있었고, 또한 걸이 덕을 쌓는데 힘쓰지 않고 오히려 무력을 사용하여 백성들을 다치게 하자 이에 백성들은 더욱 견딜 수 없었다. 그리고 상나라의 탕(湯)을 소환하여 하대(夏臺)에 가뒀다가 얼마 후에 석방했다. 탕은 덕을 쌓았으므로 제후들이 모두 그에게 귀의했다. 탕은 군사를 이끌고 출정하여 하나라의 걸왕을 정벌했다. 걸은 명조(鳴條)로 도망쳤으나 결국은 추방되어 죽었다. 걸이 죽으면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가 탕을 하대에 가두었을 때 죽이지 않아 일이 이 지경이 되었으니 참으로 후회스럽다.”
탕이 천자의 자리에 올라 하나라의 천하를 대신 차지했다. 이제 은나라(상나라)가 시작됩니다. 탕이 하나라의 후손들을 제후로 봉했다. 다시 주나라는 하나라의 후손을 기(杞)에 봉했다.
9) 태사공의 결어 (회계란?)
태사공이 말한다.
우(禹)의 성은 사(姒)다. 그의 후손들은 각처에 책봉되었으므로 나라 이름을 성으로 삼았으며 동성으로는 하후씨(夏後氏)、유호씨(有扈氏)、유남씨(有男氏)、짐심씨(斟尋氏)、동성씨(彤城氏)、포씨(襃氏)、비씨(費氏)、기씨(杞氏)、증씨(繒氏)、신씨(辛氏)、명씨(冥氏)、짐과씨(斟戈氏) 등이 있다. 공자가 하나라의 역사를 바로잡을 때 많은 학자들에게 하소정(夏小正하나라 역사서)을 전수했다. 우순(虞舜)과 하우(夏禹) 때부터 공물과 조세제도가 완비되었다. 어떤 사람은 우임금이 강남(江南)으로 나아가 제후들을 소집하여 공적을 심사하다가 죽어 그곳에 묻혔으므로 그곳의 이름을 회계(會稽)라고 이름 지었다고 했다. 회계(會稽)는 모여 심사하다는 뜻이다.
마무리
우임금은 아버지 곤이 9년간 실행하다 못다 이루고 불명예로 죽게 된 이후 아버지 일을 순임금으로부터 이어받아 결국 중국의 9주에서 토목과 치수 사업을 실행한 성공적인 공로를 인정받아 순임금으부터 천자의 자리를 승계받은 인물입니다.
이번 하본기에서 순임금과 그의 신하들 고요, 우 등 여러 관료가 함께 모여서 천자는 백성을 위해서 유능한 인재를 잘 뽑고 가려내야 하고, 뽑힌 신하는 자기의 직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야 모두가 편안한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대화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런 상하 소통이 더욱 필요시 되는 시점이 아닐까요?
그리고 유능하고 능력 있으며 백성을 위하는 사람에게 천자의 대권을 물려 내려오던 전통이 우임금대에 와서 천자의 자리가 상속 체계로 바뀌며 왕조 체계로 흘러가고 결국 하나라를 망국에 이르게 한 마지막 임금 걸왕이 출현하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차기 예고
다음 편은 상나라 은나라 죠 탕왕의 건국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