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 - 손영석편역
저자는 머리글에 경영자들의 모임 석상에서 고전으로서 도움이 되는 책은 논어 맹자 등등 유교적 서적을 들고 있는데 사실상 속내를 확인해 보면 오히려 한비자를 많이 지침으로 삶고 있다고 말한다.
아마도 옛 중국 고대 역사 중 한나라시절에도 그리고 가까이 우리나라 조선 시대에도 겉으로는 유교적 인과 덕을 논하며 치국하지만, 속 깊은 곳에서는 법과 술을 통한 통치가 그 근간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비자에 대한 자료와 책자가 다량 출판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읽고 그 논거를 이해하고 체득함으로써 한비자가 이제는 군주의 통치 철학이 아니라 신하가 군주의 심리파악 또는 의중을 미리 파악하여 군주가 본심에서 행하는지 또는 술수로 속이려 드는 것인지 꿰뚫어 보는 지침까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제왕을 위한 책이지만 신하가 제왕을 알아보기 위한 책이기도 하다.
2300년 전의 통치를 위한 법술 책이나 사실 상앙의 법과 신불해의 슬 이론을 다시 한 번 정립한 정치 철학 논리서이다. 서양 근대에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말하며 군주의 강인한 통치를 강조한 것과 비교한다면 동양의 역사가 훨씬 더 오래된 사상임을 인지할 수 있다.
고대 사상가 순자에게서 동문 수학한 한비자와 이사는 진나라 진시황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사의 모함과 시기로인해 아쉽게 죽게 되었지만, 이 대목에서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월등한 술수와 전략이 있는 사상가 한비자가 스스로 처한 처지를 피하지 못했다는 부문이다.
이 도서는 고대 정치 통치서 이지만 현대에 와서 재해석 한다면 기업 경영 조직을 이끌어가는 경영자와 중간 간부 임원들이 읽고 조직운영과 기업 존속이라는 주제를 놓고 생각해 보아야 하는 지침서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첫 장에서 신상필벌의 원칙에서는 공정하지 않으면 누구도 죽기로 싸우지 않는다는 전장에서의 원칙이 느껴진다. 사실 조선 수군 이순신 장군의 위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정함과 원칙이 바로 선 후에야 공과 상을 말할 수 있다.
구성원 각자의 잘잘못을 누가 지적하거나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이끌어야 진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가 사심 없이 대하면 부하는 전력을 다해 일한다는 표현에서는 나름대로 바꿔 생각하면 부하가 상사를 사심 없이 대하면 상사는 전력을 다해 부하를 돕는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62쪽)
제나라 전상의 월권은 결국 제나라 군주인 간공의 시해로 이어지고 제나라 군주가 전 씨로 바뀌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벌과 상은 항상 맡기지 말고 직접 수행하라는 충고 (67쪽)
한나라 소후의 전관과 전의의 이야기는 조직 내 반목과 갈등의 싹은 월권에서부터 기인한다는 사례로 팀워크의 해체를 걱정할 경우 월권에 대한 기준을 확실하게 해두어야 한다는 의미 이다(7쪽)
신하들이 군주의 의중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추려 하는 것은 결국 군주의 눈높이가 거기까지이기 때문이므로 신하를 탓하지 마라. 그것을 모르는 군주의 잘못이다. (83쪽)
인사참모의 발탁에서 능력과 의욕이 있는 사람이 최상일 것 같지만 능력있되 의욕 없는 사람이 일단 일에 빠지면 최고의 성과를 낸다고 말한다. (이순신장군) 그리고 능력은 없이 의욕만 찬 사람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아마도 원균? (89쪽)
국가 영토보존에서 국가는 다른 누군가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며 다른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말….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표현으로서 자력으로 방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방법 외 달리 방법이 없다. 즉 자력갱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일이면 중국 시진핑 주석이 한반도를 방문한다. 외교정책도 중요하지만, 기본은 자주 국방력이다. (110쪽)
설득이 어려운 것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결과이지 상대방의 무지가 아니다. (129쪽)
신하에게 콩깍지가 씌워진 군주는 신하가 미우면 무엇을 해도 밉고 예쁘면 무엇을 해도 예쁘다. 결국, 군주가 오래가려면 잘 헤아려 행동하고 처신해야 한다. (130쪽)
반면 신하는 군주의 역린을 건드리지 말고 역린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의심 많은 경영자는 그 의심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신뢰받지 못하는 구성원은 어차피 좋은 기회를 발견하고도 의심받아 낭패를 당하게 될 것이 걱정되어 침묵하거나 심사숙고한다. 세상 모든 일은 상대적인 반향이다. 신뢰하면 신뢰받고 의심하면 의심받는 법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신뢰 여부는 조직 활성의 가장 근간이 된다.
군주는 토양이고 신하는 초목이다. 토양의 질이 좋아야 초목도 더욱 크게 자라는 법. 군주 또는 경영자의 토양이 우선 기름지고 양질이어야 한다. 신하 또는 구성원의 무능을 먼저 탓하지 마라.
이 책을 읽고 책 내용상의 시점 오류를 발견하고 정정 요청합니다. (292쪽 하단)
'[한비자]에서는 항우와 유방의 사례를 들어 충신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나라 건국 전 진나라 말기 초한 시대의 유방과 항우는 한비자보다 후대 사람이니 한비자에 항우와 유방의 사례는 나올 수 없는 내용임. 다만 한비자 사후 그의 이론을 보완하고 재구성한 후대의 이야기라면 이해가 될 수 있으나 시점은 명확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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