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筞問)이란 조선시대 대과의 문과 시험중 초시와 복시를 거친 33인이 마지막으로 치르는 전시(왕 앞에서 보는)시험으로 임금의 시대적 정치 현안에 대한 물음에 젊고 싱싱한 넋을 가진 지식인이 시대의 부름에 대답하는 주체적 결단의 절규라고 말 할 수 있겠다.
비록 조선 전기 시대의 정치, 외교, 사회, 교육, 인사, 국방, 민생등 온갖 부문의 시대적 핵심 쟁점을 논한 사항이지만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의 핵심은 40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그대로 앉고 있는 현안 문제에 대한 투사라 말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책 내용 구성에 있어 임금의 질문과 응시자의 대책을 먼저 싣고있다. 다음으로 책문에 대한 시대적 배경 및 문과 답을 올린 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부가하여 서술 해 놓아 독자로 하여금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각 장 낱말에 대한 역주를 상세히 달어 독자가 조선 역사 및 중국 고대사의 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저자는 서두에 정치란 정치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생존을 책임지는 일이라 하면서 현 정부의 복지혜택 정책은 혜택이 아니라 국가가 당연히 짊어져야 할 책무라 말한다
각장의 주제로 볼 수 있는 책문에 대한 전반적인 응답은 시책에 대한 옳고 그름은 군주 즉 왕 하기에 달렸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임금은 세종, 중종, 명종, 광해군 네 임금으로 세종대왕의 치세는 더 이상 바랄게 없던 조선시대 가장 현명하고 민생을 돌본 대표 임금인 만큼 책문에 답하는 신료들의 응답 역시 더욱 잘 할 수 있고 잘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대안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광해군 시절의 조선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상처와 명나라 퇴조와 후금 세력의 새로운 등장으로 국내외로 많은 난관과 혼란. 상처를 담은 시대인 만큼 임금을 둘러싼 부패 세력에 대한 실정을 모르는 임금에 대한 질타를 서슴없이 고하고 있다. 조위한이 지적한 국가위기 타개책에는 왕의 실정을 과감히 언급하고 있으며,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한 광해군의 물음에 임숙영은 오히려 궁중 마마님들의 간섭을 모르는 광해군을 전면에서 질타하는 듯한 답을 내 놓고 있다.
책을 읽으며 어쩜 이렇게도 오늘날의 현실과 닮았을까 하는 생각에 '그때나 지금이나 특별한 대안은 없는가'라는 생각에 마음만 무거워진다.
왕조시대 왕에 의한 조정 인물 등용이 태평국가 성업의 근본 이었다면 자유민주국가 시대 최고 지도자의 행정수반 임명과 등용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행복국가 근본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최고지도자의 마음이고 진정성이고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라 말 할 수 있겠다. 하지만현 정부에 기대 하기에는 묘연해 보인다. 다음 선거 때는 좀 더 신중해야겠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일 수도 있지만...
마지막으로 448쪽 오늘의 슬픈 현실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 푸른 기와집 그분도 제발 이책을 읽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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