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저. 채택 열전
1. 서문
때를 알고 떠나는 것 가능할까요? 이번 열전은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통일의 기초를 닦은 진나라 재상 범저와 채택 이야기입니다.
2. 주제
달이 차면 기울기 마련이고, 중천의 해는 서쪽으로 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 성공신퇴(成功身退)
3. 고사성어
1). 누란지위[累卵之危] (묶을 누, 알 란, 갈 지, 위태할 위 ) 포개 놓은 알처럼 무너지기 쉽고 위태로운 상태라는 뜻.
2). 원교근공[遠交近攻] (멀 원, 사귈 교, 가까울 근, 칠 공) 이해가 긴밀하지 않더라도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와 친교를 맺는 외교정책.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해야 한다.
3). 청운직상[靑雲直上] (푸를 청, 구름 운, 곧을 직, 오를 상) 청운은 높은 명예나 벼슬을 뜻하고, 직상은 일직선으로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위가 일직선으로 높이 올라감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4). 탁발난수[擢髮難數] (뽑을 탁, 터럭 발, 어려울 난, 셈 수) '머리카락을 뽑아 다 헤아리기 어렵다'라는 뜻으로, 지은 죄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5). 애자필보[睚眦必報] (눈초리 애, 흘길 자, 반드시 필, 갚을 보) '눈흘김도 반드시 갚는다'라는 뜻으로, 도량이 극히 좁은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6). 성공자퇴[成功者退] (이룰 성, 공 공, 놈 자, 물러날 퇴)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 '성공신퇴(成功身退)', '성공자거(成功者去)'라고도 한다.
4. 배경 및 소개
이번 이야기는 전국시대 진나라 소왕을 도와 진나라의 천하 통일 기반을 만든 범저의 등용과 활약, 그리고 공을 새운 후 물러남에 있어 채택과의 대담 이후 범저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대는 전국시대 (BC 271~255)
5. 등장인물
가)범저(위 출생, 진 재상, 장록, 응후), 진나라 소왕, 양후(전임 재상, 위염), 백기(무안군, 진나라 장군), 위제(위나라 재상), 수고(위나라 신하), 정안평(위 사람), 왕계(진나라 알자), 평원군(조공자), 신릉군(위공자), 채택(연 출신, 진나라 후임 재상),
나) 간접 등장인물 : 진나라 효왕과 상앙(상군), 초나라 도왕과 오기, 월나라 구천과 문종, 주나라 문왕과 여상, 은나라 주왕과 비간, 오나라 부차와 오자서, 월나라 구천과 범려, 등등
6. 책 내용
가) 주요 개괄 : 범저(위)와 채택(연)은 모두 고향에서는 괄시 받고 진나라에 와서 출세한 인물. 범저는 진 소왕의 외척 양후를 몰아내고 진의 재상이 되고 백기 장군을 통해 초(이릉과 영 검중땅 차지)와 조나라(장평 전투) 한. 위나라를 공격하여 영토확장을 기했다. 채택은 동주를 차지했다. 진의 위세는 이 두 사람의 공이 가장 크다. 사마천은 이번 열전 범저와 채택 대화 속에서 그 동안 열전에 소개된 주요 인물들을 예로서 소개하며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나)범저 이야기
①범저(범숙)의 초기 고난과 진나라까지 들어오는 사연
(모국 위나라에서 간첩으로 오해 받은 범저) 범저는 위나라 중대부 수고의 밑에서 제나라에 사신으로 함께 갔다. 제나라 왕이 범숙의 변론이 훌륭하다 하며 금과 술, 고기를 선물로 주자 범저가 사양했다. 수고는 이는 위나라 정보를 팔은 대가라 의심하며 금은 돌려주고 술과 고기만 받았다. 위나라로 돌아와 수고는 위 재상 위제와 술잔치를 벌이다 이 사실을 알리니 위제는 화를 내며 범숙을 잡아 매질을 시켜 갈비와 이가 빠졌다. 범저가 죽은척하자 변소 간에 대나무 발에 말아 버려두었다. 술 취한 사람들은 소변을 누었다. 한참 뒤 정신 차려 지키는 사람에게 살려달라 부탁하자 그는 시체를 내다 버리겠다며 구해준다. 술이 깨인 위제가 범저의 시체를 찾아내라며 노발대발하자 정안평이라는 사람이 범저를 숨겨주며 살았다. 이후 범저는 '장록'이란 가명으로 살았다.
(진나라로 오게 된 범저) 진 재상 양후와의 첫 만남 :
진나라 사신으로 양계가 위나라에 오자 정안평이 양계를 모시게 된다. 양계가 유세자를 찾으니 장록을 소개하고 만나본 후 뛰어남을 알고 진으로 돌아갈 때 같이 동행하게 된다. 진나라를 향하다 멀리서 동쪽을 둘러보러 오는 진 재상 양후를 보자 마차 짐 속에 숨는다. 숨은 이유는 양후가 진나라에 들어오는 유세객을 탐탁지 않는다는 소문에.... 얼마 뒤 양후는 유세자는 없는지 검문하고 갈 길을 가는데 이때 범저는 아예 수레에서 내려 도망가 다시 숨는다. 이유는 "양후는 의심이 많아 다시 수레 짐을 확인할 것이다"라며.... 실제 양후 군사가 다시 돌아와 마차를 뒤진다. 양계는 진에 돌아와 소왕에게 경과보고를 하고 나서 진나라는 누란지위[累卵之危] 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지만 내 의견을 글로 전하긴 어려워 말로 전하겠다는 사람을 한 명 데려 왔다고 소개하지만 소왕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1년이 지났다. 이때가 소왕 36년 차. 초나라 회왕은 볼모로 잡혀서 죽었고 제나라 민왕도 초장군 요치에게 죽고 삼진은 진과 여러 차례 고전 중이던 시점이라서 삼진 출신의 유세가 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시점이다.
②범저의 유세와 등용
범저는 소왕의 외삼촌 양후와 화양군, 동생인 경양군, 고릉군 등의 비리와 재산 축척에 대한 상소를 소왕에게 올린다. (양후열전에 자세히 나옴) (상소 내용 : 저 좀 만나 주세요 할 말이 있어요.....) [현명한 군주는 공 있는 자, 능력 있는 자를 기용하고 관직을 맡긴다. 저의 말이 옳다면 다음으로... 그르면 저는 가겠습니다. 평범한 군주는 사랑하는 자에게 상을 주고 미워하는 자에게 벌을 준다. 현명한 군주는 공 있는 자에게 상을 주고 죄 있는 자에게 벌을 준다. 만약 저를 믿지 못하신다면 차마 왕께서 믿고 있는 왕계가 저를 왕께 추천했겠습니까? 보옥은 흙속에서 나오는데 처음에는 장인도 몰라 봤지만 일단 다듬어지면 천하제일의 소중한 것이 된다. 집안을 번창시킬 인재는 나라 안에서, 나라를 번창시킬 인재는 나라 밖에서.... 제후들은 서로 인재를 모시려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왕께서 저를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제가 어리석다 생각해서 입니까? 아니면 저를 소개한 양계가 지위가 낮은 신하라서 그러 십니까? 그렇지 않으면 저 한 번만 만나봐 주세요... 션찮으면 무거운 형벌도 받겠습니다. ] 이 글을 보고 소왕이 양계에게 수레를 보내 범저를 이궁(임시 머무는 궁전)으로 데려와서 보자고 했다. 범저가 일부로 후궁들이 있는 문으로 들어서자 환관이 왕이 오는 것을 보고 범저에게 소리를 지른다 "왕께서 오시는데 감히 이곳 문으로 들어오는 너는 누구냐?"하자 범저는 "진나라에 무슨 왕이 있소!. 진에는 태후와 양후만 있을 뿐이로소이다!"라고 왕이 듣게끔 큰소리로 응답한다. 소왕이 범저를 궁으로 들게 하고 나서 양후와 선태후의 섭정에 자기가 힘겨웠다 말하고, 이제 가르침을 주면 내 고치겠다고 반복하나 범저는 "글쎄요"만 외처 댄다. 이후 말문을 연 범저는 주나라 문왕과 강태공 여상의 만남 예를 들어 문왕이 여상의 말을 들어준 것을 말하며 선 듯 소왕의 요청에 대응하지 못한 것은 두려워서가 아니라 소왕의 속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 말한다. 위대한 인물들도 누구나 한 번은 다 죽는 법, 죽음이 두렵지 않다며 오자서가 초나라를 탈출하여 어려움을 겪다 오나라 합려를 만나 큰 공을 세운 일, 기자와 접여가 미치광이처럼 행동한 일 등을 비유하며 충성을 하고도 비난 받거나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선 듯 응하지 안았다. 오히려 "소왕께서 태후와 외척 양후에 밀리고 신하가 우습게 여겨 고립될까 걱정이다. 저는 오로지 진나라가 잘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하자. 소왕은 "나를 의심하지 말고 태후 이후 대신까지의 일에 가르침을 달라"하며 그를 받아들인다. 범저가 "소왕의 진나라는 땅의 지형지세도 좋고 백성도 용감하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데 양후가 자기 마음대로 전권을 휘둘러 문제다"라고 말한다. (소왕 외삼촌 양후의 실정 부각 : 원교근공[遠交近攻]을 설명하는 내용) 진나라 군사를 위. 한에 내주어 제나라를 치려하는 것은 의미 없다. 제나라 민왕이 초나라를 쳤으나 한치의 땅도 못 얻었는데 그 이유는 제 민왕과 신하 간 불협화음이 나자 초가 역공하였고 이에 제나라에서는 책임을 묻자 제 민왕은 맹상군 때문이라며 핑계를 대었다. 결국 이는 제가 초를 치는 사이 한. 위를 살찌워 그렇게 된 것이니 진나라 재상 양후의 계책은 그르다. 원교근공처럼 제와는 친교하고 한. 위를 우선 정복해야 한다. 중국을 차지하려면 중원부터 점령해야 한다. 이어 초와 조나라 중 강자를 내편으로 해야 한다. 이 둘을 모두 내편이 된 후 제나라를 취하라고 설득한다. 소왕은 범저를 객경으로 임명하고 군사에 관한 조언을 듣고 위를 치고 이어 한을 친다.
③소왕의 실권 복권 (외척 자르기)
범저는 "저는 제나라의 왕은 모르고 맹상군은 안다며 왕이 있어도 실권자가 왕이다. 진나라도 소왕은 모르고 양후는 아는 것 같다" 라며 선태후는 권력남용, 양후는 임의처리, 그 외 허락 없이 꺼리지 않고 권한을 휘둘러대니 진나라 왕의 권위는 어디 있냐"며 현실 상황을 집는다. "양후는 안으로는 권위를, 밖으로는 권력을 쥐고 임명권, 군권, 공상 결정권, 모두 쥐고 안되면 나라 탓, 점령지는 양후의 봉토로 삼고, 손실은 제후에게 돌린다."라며 직언한다. "나무의 열매가 많으면 가지가 부러지고 기둥을 해친다"며 가지치기를 권유한다. 제나라 민왕이 신하에게 화살 맞고 초 장군 요치에게 늑골이 뽑혀 종묘 기둥에 매달려 죽은 일은 예로 든다. 요치와 양후가 뭐가 다르겠는가? "못된 실권자는 현명하고 능력 있는 자를 시기하여 아랫사람은 누르고, 윗사람은 눈을 가려 사사로운 이익을 얻고, 군주를 속이는데 오직 군주만 그걸 모르고 있다가 나라를 잃고 만다. 신이 보건대 머지않아 진나라 후대 왕은 소왕의 후손이 아닐 것 같습니다."라고 직언한다. 소왕은 즉시 태후를 폐하고 양후와 그 일족과 다른 왕자들 모두 함양 밖으로 내쫓고 범저를 재상으로 임명하고 응후라 명한다. (소왕 41년 BC266)
④위나라 수고에게 원한 갚기
진나라의 위협을 느낀 위나라는 수고를 진나라에 화친을 위한 사신으로 보낸다. 이에 범저가 낡은 옷으로 위장하고 수고의 숙소를 찾는다. (당시 범저는 가명대로 장록이라 불려 왔고 범저의 신분은 없었다. 신분세탁) 범숙을 본 수고는 깜짝 놀라며 그간의 안부를 묻고 불쌍히 여겨 명주 솜옷 한 벌을 주며 진나라 재상 장록과 친분 있는 자가 누군지 묻는다. 범저가 자기 주인이 장록을 잘 안다며 소개해 주겠다고 말하고 수레까지 내주겠다 한다. 이어 범숙이 수레를 끌고 수고와 함께 장록의 집으로 안내한다. 장록을 불러 나오겠다며 들어간 범숙이 한참을 기별이 없자 수고가 문지기에게 묻는다. "범숙은 어디에 있소?" "그런 사람 없소이다" "아까 나와 온 사람 말이요..." "아 그분... 그분은 범숙이 아니라 재상 장록이십니다." 이때서야 높은 자리에 오른 범저를 (청운 직상[靑雲直上])알게 된 수고가 몸 둘 바를 모르고 "몰라 뵈었습니다. 죽을 죄를 지었으니 살려만 주세요”라고 애원한다. 이때 범저가 나타나 수고에게 이르길 “네 죄를 아느냐?" 묻자 "저의 죄 머리카락 모두를 뽑아도 부족합니다" (탁발난수[擢髮難數])라고 답변한다. 범저는 과거 위나라에서 있었던 일은 용서할 수 없지만 이제 나에게 솜옷이라도 건네며 옛정을 보이니 그를 용서한다. 수고가 위나라로 돌아가려고 인사하러 오자 각국 사신의 초청 모임 연회를 열고 수고에게는 말이나 먹을 음식을 주며 "위왕에게 위제의 목을 보내라고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위를 치겠다" 며 전하라 한다. 수고가 위나라에 돌아와 위제에게 이 일을 알리니 위제는 조나라로 도망가 평원군 집에 숨었다.
⑤범저의 은인 왕계와 정안평에 대한 보답
범저를 알아보고 진으로 데려온 왕계(알자)가 범저에게 한자리 만들어 줄 것을 다음과 같이 부탁한다. "어찌할 수 없는 일 세 가지가 있습니다. 소왕이 죽으면 꽝이요, 범저가 권력에서 물러나면 꽝이요, 내가 갑자기 죽어도 꽝인데... 그전에 나 좀 왕에게 청탁 좀 너 주쇼...."라며 부탁한다. 찝찝하지만 그래도 범저는 소왕에게 "왕계가 저를 진나라에 데려와 진에 큰일을 하였으니 한자리 주심이 어떨른지요.."라고 부탁하자 소왕은 왕계를 하동 태수로 임명했다. (하지만 3년 넘도록 나라에 행정현황 및 조세납부를 하지 않아 훗날 내쳐졌다.) 범저가 그를 위나라에서 구해준 정안평을 소개하자 소왕은 장군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도 조나라 한단 전쟁터에서 진나라 군사 이만 명과 함께 조나라에 항복해 버렸다.) 이 처럼 범저는 빗을 진 사람에게 잊지 않고 보답했고 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반드시 복수했다. 애자필보[睚眦必報].
⑥범저를 위해 소왕은 위제에게 앙갚음을 해준다.
소왕은 재상 범저를 위해 위제가 평원군집에 숨어있는 사실을 알고 조나라 평원군과 신분을 넘어 친교하고 화친을 하자며 평원군에게 거짓 초청장을 보냈다. 평원군 성격 아시죠? 뻥카가 심한 사람.... 얼른 응답하여 진으로 갑니다. 소왕이 “범저는 내게 주 문왕의 주공 같고 제 환공의 관중 같은 인물인데 당신 집에 머무는 위제가 감히 범저를 욕보였으니 사람을 시켜 그자 목을 가져오시오 아니면 당신은 위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하자 위제가 “자기 친구인데 어찌 친구를 버리나요” 한다. 이에 소왕은 조왕에게 편지를 써 ‘위제의 목을 보내지 않으면 조를 칠 것이고 당신 아우 평원군도 돌아가지 못한다’ 전했다. 이에 조왕은 두려워 위제를 잡으려 했지만 위제는 조나라 재상 우경과 함께 위나라 신릉군에게 몸을 맡기려 도망간다. 신릉군이 찜찜해 우경이 어떤 사람인지 묻자 신릉군 빈객 후영이 "우경은 높은 지위에 있어도 마다하지 않고 친구 위제를 위하는 좋은 사람이다."라고 설득하자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신릉군이 위제를 꺼린다는 눈치를 챈 위제는 자손심이 상했는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조왕이 이 사실을 듣고 위제 목을 얻어 진에 보내니 동생 평원군이 조나라로 돌아왔다.
⑦장평 대전 이후 범저의 쇠락 (진과 조의 싸움)
진은 한나라를 치고 이어 간계를 써 염파에서 조괄 장군으로 바뀌게 하고 조나라를 장평에서 대파시킨다. 여세를 몰아 조나라 한단까지 포위하였다. 이때 소대가 범저를 꼬드겨 백기 장군의 승승장구를 경계하도록 충고하니 하극상이 될까 걱정된 범저는 백기가 전장을 피한다는 누명과 음모를 꾸며 백기 장군을 소왕의 명령에 따라 자결하게 만든다. 이후 범저를 위에서 구출한 정안평이 장군이 되어 조와 싸우다 군대 이만명을 이끌고 조나라에 항복해 버리자 범저는 벌을 내려 달라 간청한다. (진나라 법에는 추천 받은 자가 배반하면 추천 자 역시 같은 형벌인 사형에 처해야 했으나 소왕은 봐줬고, 더 이상 대신들 사이에 말 나오지 않게 만들었다. 그 뒤 2년 지나 이번에는 왕계가 하동 태수로 있으면서 다른 제후와 내통하다 비리를 일으켜 사형을 당했다. 범저는 몸 둘 바를 모르고 “죽여주세요” 말한다. 이때 소왕은 명장 백기도 죽고 정안평도 죽고 어려운 시점에 범저 마저 없어선 안 된다며 응후를 위로하지만 응후는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이 무렵 연나라 사람 채택이 이 사실을 듣고 진나라를 찾아왔다. (기회는 요때다 ㅎㅎㅎ)
다) 채택 이야기
①채택의 등장
연나라 출신이며 제후국을 돌며 유세했으나 별 볼 일 없자 관상을 봄. 관상쟁이 왈 "내 보다보다 당신같이 못난이는 첨 보오..."라고 하자 채택은 “그러지 마시고 재산보다 명줄을 좀 봐주세요" 관상쟁이가 "보아하니 43년은 더 살겠어요" 그는 관상을 본 후 마부에게 이르길 "앞으로 잘 먹고 잘 입고 잘 난 사람 만나며 군주 앞에서 인사하며 부귀하게 산다면 43년도 충분하다"라고 말한다. 조에서 쫓겨나고 위.한에서 도둑맞고 이제 응후(범저)소식을 듣고 진으로 들어와 소왕을 만나보려 일부로 응후를 헐뜯었다. "채택이라는 자는 유능한데 그가 진나라 소왕을 한 번만 만나면 범저는 바로 깨갱 이 될 것이다"라는 소문을 낸다. 이 소문에 응후가 "내가 학식과 변론이 얼마나 뛰어난데 감히 내 지위를 빼앗겠다고?" 하며 채택을 만나 "나를 대신해 진나라 재상이 되겠다고?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들어나 보자" 한다. 채택은 응후를 상대로 계절이 바뀌듯 어차피 물러나야 한다며 선비의 표본적 인물로 진나라 상앙, 초나라 오기, 월나라 문종이 어떠냐고 묻는다. 범저는 자기를 떠보려는 줄 알아채고 상앙, 오기, 문종의 장점을 열거하며 말하고, “이들처럼 살아서 치욕보다 죽어서 이름을 남긴 사람이라면 선비의 표본이 될 수 있다” 말한다. 이번에는 채택이 은 주왕의 숙부 비간은 충성스럽지만 달기에 녹아난 주왕으로부터 죽음을 당해 은나라를 지키지 못했다, 오자서는 지혜롭지만 주군 부차로부터 미움을 사서 자결을 당했고, 晉헌공은 아버지에게 효도했지만 태자 자리를 여희의 아들에게 빼앗기고 자살했다며 세상 사람들은 군주와 아버지는 나쁘다 하고 신하와 아들은 가엾게 여겼다. 또 상군, 오기, 문종은 훌륭한 신하였다고 하지만 불운하게 죽은 것을 선비들이 부러워하겠냐며 말한다. 만약 죽은 뒤 “충성스럽다”라는 이름을 얻는다면 미자(은 주왕의 형, 실정을 직언하다 먹히지 않으니 떠나버림 나중에 주공이 송나라 봉함)는 어질다 할 수 없고 , 공자는 성인이라, 관중은 위인이라 할 수 없다며 "최고의 선비 표본은 이름과 몸이 모두 온전한 것이고, 그 다음은 이름은 날리고 몸은 보존 못한 것이고, 최악은 이름은 욕되어도 몸은 온전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②달도 차면 기우는 법 때를 알고 물러남이 어떠신지요?
채택이 응후 범저에게 상군, 오기, 문종 3명과 주 문왕을 섬긴 굉요와 주 성왕을 섬긴 주공을 비교해 선비들이 누구를 따르겠냐고 묻는다. 범저가 굉요와 주공을 선비들이 따를 만하다고 답하자 이번에는 당신이 모시는 소왕과 진 효공, 초 도왕, 월 구천의 왕을 비교 시 “어떠냐”라고 묻자 범저는 "잘 모르겠다"라며 어정쩡한 대답을 한다. (범저도 소왕과의 관계에서 찝찝함을 이제는 느끼고 있는 것이다) 채택은 범저의 그간 공 (왕권강화, 영토확장, 등등)을 열거하고 범저와 위 상앙, 오기, 문종과 비교해 어떠냐고 묻는다. 범저는 자기는 그들만 못하다고 답한다. 진 효공, 초 도왕, 월 구천 보다 지금 진나라 소왕이 당신을 아끼는 것보다 더했는데 공과 충성도 에서도 그들 신하보다 떨어지는 당신이 지금까지 안심하고 그 자리 그대로 눌러 있는가? 중천의 해는 서쪽으로 지기 마련, 달도 차면 기운다. 원한(위제)과 보답(왕계,정안평) 다 마무리했으면 변화에 순응해서 떠나야지 않는가? 욕심은 죽음을 부른다. 제 환공도 교만해지자 아홉 나라가 배반했고, 오 부차도 강대함 믿고 까불다 믿었던 구천에게 죽었다. 결국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고 겸손하지 않으며 절제를 잃으면 재앙을 만난다. 예로 한 때는 군주를 위해 큰 공을 세웠지만 결국 죽음을 받은 거열형 당한 상앙, 활에 맞아 죽은 오기 , 구천에게 죽음 당한 문종을 예로 든다. 다만 문종과 함께 구천을 보좌한 범려만이 이런 이치를 알고 초연히 떠나 제나라로 갔다가 다시 조나라로 옮겨 산동성 도주공(거상)이 되었다며 범려처럼 하라고 종용한다. (범려는 누구 : 부차를 죽이고 오나라를 멸망 시켜 득의 양양한 구천을 보고 범려는 월나라를 떠나 제나라에 은거한다. 범려는 문종에게 편지를 보내, “새 사냥이 끝나면 활이 필요 없고,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토사구팽)라고 설명하고서, 월 왕은 고난은 같이할 수 있어도 영광을 함께 향유할 수 없는 상(相)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은퇴하라고 권유한다. 범려의 편지를 받고서 월을 떠나기를 주저하던 문종은 구천에게 반역 의심을 받아 결국 자결하였다. )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의 길흉을 알 수 있다며 내려놓고 떠나라고 한다. 성공신퇴(成功身退)를 말한다. “청렴의 백이, 장수와 신령의 적송자, 왕자교를 봐라 그들처럼 살아라.” 라며 채택은 범저에게 충고한다. 범저는 이에 “욕심이 그치지 않으면 하는 바를 잃고, 가진 것에 만족할 줄 모르면 가진 것마저 잃는 것을 안다” 말하고 물러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를 상객으로 맞고 얼마 후 소왕에게 천거하여 채택이 재상이 되게 한다. 채택은 동쪽 동주(낙양)를 점령하고 얼마 뒤 재상직을 내려놓고 이후 진 효문왕, 장양왕 시황제까지 섬겼고 연나라 태자 단을 볼모로 들어오게 까지 했다.
7.태사공평
"범저와 채택은 변사로서 능력 있는 유세가 이었다. 그들이 느지막이 진에서 유세할 수 있던 것은 능력이 낮아서가 아니라 그간 만난 제후들이 힘 없는 약소국이라서 그렇다. 결국 능력을 갖추었어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나야 한다. 또한 때를 잘 만나야 한다. 이 두 사람 못지않은 많은 선비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겠는가? 그래도 이 두 사람이 어려운 때가 없었다면 어찌 떨치고 일어날 수 있었겠는가?"라고 평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생은 사서도 한다. 고충을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8.나의 총평
물러 날 때를 알고 떠나는 자 얼마나 아름다운가.... 구질구질하게 자리에 연연하지 마시고 아니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사마천 사기에 보면 토사구팽을 당하게 되는 인물이 한둘이 아닙니다. (전국시대 월나라 구천의 충신 문종, 한고조 유방의 공신 한신, 전국시대 진 효공의 충신 상앙 등등 어디 중국 역사뿐이겠습니까? 우리 역사에서도 마찬가지고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도 기업, 정계, 공직모든 직종 불문 없이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잘 나간다고 교만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잘 나가는 윗분 찾아 줄타기하지 맙시다. 언젠가 그 동아줄도 썩은 동아줄이 된다니까요.. 그렇다고 밧줄 갈아타기 자주 해서도 안 되고요. 그저 진실되고 꿋꿋한 자기 동아줄을 엮어가세요..... 역사서 사기 속에는 역사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어요... 여러분이 엮어가는 동아줄의 심지가 되어 줄 것입니다.
9. 마무리
가) 차기 예고 악의 열전 / 구독 좋아요
전국시대 군사가 연나라 장군으로 제를 공격 연나라 소왕과 나눈 심정을 토로....(삼국지 제갈량의 출사표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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